• 5대 은행 전세대출 석 달 새 1조 증발
  • 정부 규제와 금리 부담에 세입자들 ‘탈전세’ 가속
    "전세 안 살아요" 세입자들 짐 싼다
    5대 은행 대출 잔액 '급락' 쇼크
  •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3개월 연속 감소세, '6·27 대출 규제' 여파로 주거 사다리 단절 우려
    2026년 새해 초입부터 주택 금융 시장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전세대출 잔액이 급격히 줄어들며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22조 6388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과 비교했을 때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약 8809억 원이 감소한 수치로, 사실상 1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시장에서 빠져나간 셈입니다.

    [급감하는 전세대출 잔액] 5개월째 이어진 감소세… 가팔라지는 하락 곡선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매달 그 폭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44억 원 감소를 시작으로 10월에는 1718억 원, 11월 2849억 원, 12월 말에는 5850억 원이 줄어들며 감소 폭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12월 말 기준 잔액이 122조 6498억 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올해 1월 들어서도 불과 열흘 남짓 만에 다시 110억 원 가량이 추가로 줄어든 셈입니다. 이러한 장기 감소세는 2023년 이후 처음 나타나는 현상으로, 시장에서는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선 구조적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정부 규제의 역설] '6·27 대출 규제'가 불러온 서민 주거비 부담 가중
    이 같은 전세대출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 기조가 꼽힙니다. 특히 정부가 단행한 '6·27 대출 규제'와 '10·15 대책' 등 초고강도 규제들이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가계부채 관리를 명목으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강화하고 전세대출 한도를 조이면서, 실제 입주가 필요한 서민들까지 대출 창구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인위적인 대출 억제 정책이 오히려 실거주자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화하는 서울 전세난] 공급 절벽과 규제 강화의 '이중고'에 신음하는 서울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 시장은 더욱 심각한 상황입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인 1만 6천 가구로 '반토막' 나면서 공급 절벽이 현실화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갭투자 방지를 위해 조건부 전세대출까지 차단되면서, 세입자들은 갈 곳을 잃었습니다. 전세 물량은 1년 새 30% 가까이 급감했는데 대출마저 막히다 보니, 서울 도심에서 전세를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가속화되는 '월세화' 현상] 대출 막힌 세입자들, 고액 월세 시장으로 내몰려
    전세대출을 받지 못한 세입자들이 차선책으로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면서 임대차 시장의 지형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은행 대출 이자보다 월세 부담이 더 커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목돈을 마련할 길이 막힌 청년층과 신혼부부들이 '월세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 주요 단지의 월세 비중은 최근 1년 사이 급격히 높아졌으며, 이는 결국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 감소와 내 집 마련 기간 연장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차가운 전망]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 대출 한파 지속될 듯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의지가 원 워낙 확고해 전세대출 문턱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기까지 겹치면서 대출을 받아 전세에 거주하려는 수요 자체가 위축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획일적인 규제가 시장의 자정 작용을 방해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시장의 목소리와 과제] 정책 설계의 재점검 필요한 시점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격 억제에만 매몰되어 실수요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대출 규제는 결국 임대료 상승과 주거 불안정만 초래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제라도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여 실거주 목적의 전세대출에 대해서는 유연한 기준을 적용하는 등 정책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 글쓴날 : [26-01-13 18:17]
    • 박찬양 기자[qmar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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