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일, 새해 첫날은 희망이 아닌 절망으로 시작됐다. 한국GM 세종물류센터 1차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20여 명에게 집단해고 통보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22년간 일터를 지켜온 ‘왕고참’부터 입사 2년 차의 막내까지,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생계의 기반을 잃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 사안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만나 한국GM 집단해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종시의 한국GM 세종물류센터는 완성차 부품을 포장·분류해 정비소와 고객사로 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장에는 한국GM 소속 직원도 있으나, 상당수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이번에 해고된 노동자들은 1차 하청업체인 우진물류 소속으로, 2003년 이후 하청업체 명칭은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노동자들의 고용은 관행적으로 승계돼 왔다.
14일 현장에서 만난 김용태(34) 금속노조 GM부품물류지회장은 “20년 넘게 하청업체는 바뀌어도 노동자 고용은 이어져 왔다”며 “지난해 노조가 만들어진 이후 집단해고가 단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 결성 직후 “노조를 만들면 하청이 바뀐다”는 식의 압박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노조 설립의 배경에는 열악한 노동 여건이 있었다. 하청노동자의 기본급은 지난해 기준 158만 원으로, 경력이 반영되지 않아 신입과 20년 차의 임금이 같았다. 잦은 야근으로 월 실수령액은 200만~230만 원 수준에 그쳤다. 연차 역시 일반적인 연 15일이 아닌 월차 제도만 적용돼, 병가 하루에도 급여가 크게 삭감되는 일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7월 노조를 설립했고, 이후 원청이 하청업체와의 계약 종료를 통보하면서 대규모 해고가 발생했다. 회사 측은 일부 노동자에게 인천 부평 등 제조 라인으로의 전환을 제안했지만, 노동자들은 “생활 터전을 포기하라는 말과 다름없다”며 거부했다.
특히 한국GM은 2018년 경영위기 당시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어, 노조는 고용 안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김 지회장은 “창원·제주·인천 물류센터 폐쇄와 하청 대량해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공적자금 사용에 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성 현장에는 투석 치료를 받으며 버티는 노동자도 있다. 2005년 입사한 김종진(53) 씨는 주 3회 신장 투석을 받으면서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아이들의 고향이자 내 청춘을 바친 이곳에서 억울하게 쫓겨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입사 2년을 앞두고 해고된 길준호(43) 씨 역시 “생계가 막막하지만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고용승계 보장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지금 당장 바라는 것은 일하던 곳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하청노동자가 부당하게 해고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GM은 “노조 설립과 무관하게 우진물류와의 계약은 종료 예정이었다”며 “하청업체 고용 문제에 원청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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