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통 폭발음 속 대피 지연…좁은 골목과 기상 악조건에 진화 난항
[국민의소리] 16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일대에는 망연자실한 주민들의 절규가 이어졌습니다. 불길이 번질 때마다 가스통이 터지는 듯한 폭발음이 들렸고, 주민들은 “어떡하면 좋겠느냐”며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한 눈빛으로 현장을 지켜봤습니다.
현장에는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오가며 진화 작업을 벌였으나, 주민들은 소방차가 보일 때마다 “왜 소방차가 잘 안 보이느냐”, “빨리 불을 꺼달라”며 호소했습니다. 사이렌과 함께 대피 방송이 계속 울렸지만,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떠나야 하는 현실 앞에서 주민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경찰의 대피 지시에도 문을 잠근 채 “내 집인데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것이냐”며 버티다가, 설득 끝에 10여 분이 지나서야 현장을 벗어나기도 했습니다. 34년 동안 구룡마을에서 살아왔다는 이재민 A씨는 “기가 막히고 황당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며 마을 길목에 주저앉아 불타는 집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경찰이 팔을 붙잡고 함께 대피하려 했지만 A씨는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A씨는 “집 안에 있는 약도 챙기지 못하고 나왔다”며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방치해 온 것이 문제인데, 이제 와서 대피하라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울먹였습니다. 인근에 거주하던 신모(71)씨 역시 “강아지 네 마리도 데리고 나오지 못하고 몸만 빠져나왔다”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는 “시집을 와서부터 여기서 살았다”고 말하며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주민들이 거주하던 집들이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조적 특성 탓에 소방차의 현장 진입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짙은 안개와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소방 헬기 역시 이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대원들과 구청 관계자들은 현장 상황을 공유하며, 불길이 인근 구룡산으로 번질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5시께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약 10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이후 불길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 약 4시간 뒤인 오전 8시 49분께 대응 2단계로 격상해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재산 피해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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